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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erspace, 다시 태어나다
초창기
Universe ETH를 오픈했을 때, 그리고 나아가 Universe Blast를 오픈했을 때, 반응은 빨랐다. 단기간에 많은 유저들이 가입했고, 숫자로 보면 활발해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한 게 있었다. 가입자 수와 실제 활동자 수는 달랐다. 들어온 사람은 많았지만, 머문 사람은 적었다.

우리가 만들려 했던 Web3 Playground — 유저들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이유를 만들어가는 공간 — 로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가 전부를 말해주지도 않는다."
겸허하게 돌아보면
우리가 제공한 제품은 유저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었지만, 장기적으로 머물고 싶은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게 Outerspace의 출발점이 됐다.
뼈대를 잘 세우는 게 중요했다
Outerspace는 다르게 접근했다. 개발사가 많은 것을 미리 깔아놓고 정해진 방향으로 끌고 가는 구조 대신, 기본적인 뼈대를 제대로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나머지는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커뮤니티와 함께 채워가는 구조. 개발사가 답을 정해두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가 함께 질문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플랫폼.

"우리가 모든 걸 만들어줄 수 없다. 그리고 만들어줘서도 안 된다."
단기적인 목적을 넘어, 진짜 Web3 소셜 플랫폼이 되기 위한 방향. Outerspace의 설계는 거기서 시작됐다.
우주의 색이 바뀌었다
Outerspace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기술적으로도 크게 달라진 것들이 있었다. Three.js에서 Godot 엔진으로 전환한 것은 Episode 03에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전환과 함께, 우주의 모습 자체도 바뀌었다.
Episode 02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Universe ETH와 Blast는 하얀 우주였다. 밝고 열린 공간. 그게 당시 우리가 Web3에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였다. 그런데 Outerspace에서는 다시 어두운 우주로 돌아갔다. 더 깊고, 더 광활하고, 실제 우주에 가까운 모습으로.

밝은 우주는 가까운 것을 보여주기에 좋았다. 하지만 Outerspace에서 우리가 만들려 한 건 가까운 공간이 아니었다. 동시접속의 한계를 벗어나 어디서든 함께할 수 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우주. 그 무한함을 표현하는 데는 어둠이 더 정직했다.
"밝음은 공간을 보여주고, 어둠은 공간을 느끼게 한다."
우주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공간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이 우주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설계할 것인가.
처음부터 멀티버스를 염두에 뒀다. 하나의 거대한 우주가 아니라, 공간이 나뉘고 확장될 수 있는 구조. 유저가 늘어나고,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새로운 체인이 더해져도 — 그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설계가 필요했다.

그 아이디에이션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주의 크기, 공간의 나눔, 확장의 방식.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커질지를 함께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지 않으면, 나중에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공간의 탄생에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아이디에이션은 실험을 거치면서 구체화됐다. 수많은 버전 테스트를 거듭하면서 우주 안의 공간들에 역할과 의미를 만들어 보았다.
가장 먼저 정의한 건 유저가 속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Square는 커뮤니티가 모이는 단위였다. 각자의 Square를 만들거나, 다른 Square를 탐색하고 합류할 수 있는 구조. Square 안에서 유저들은 함께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정보를 나누고, 함께 기회를 나누고 행아웃 하며 놀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유저 개인의 공간이 있었다. Backspace. 내가 속한 곳, 내가 돌아오는 곳. Square가 커뮤니티의 공간이라면, Backspace는 나의 공간이었다. 정체성이 쌓이는 곳.
그 중심에는 Core가 있었다. Square와 Backspace를 연결하고, 우주 전체의 구조를 잡아주는 축. 이 세 가지 — Square, Backspace, Core — 가 Outerspace의 핵심 트라이앵글이 됐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우주 공간이 존재했다. 이동하고, 탐색하고,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는 공간. 그 층위가 우주에 깊이를 만들었다.

Zone은 조금 달랐다. 당장 유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커뮤니티와 제품의 규모가 커질 때를 위해 미리 설계해둔 장기적인 개념. 지금은 뼈대만 있지만, 언젠가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재료로 준비해뒀다.
"Square, Backspace, Core — 세 개의 축이 만들어지면서, 그 사이의 우주가 비로소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삼각형에서 시작된 우주공간
모든 공간의 기본 단위는 삼각형으로 정했다. 구를 이루는 최소 단위가 삼각형이라는 3D 공간적 개념에서 출발했다. 여러 개의 삼각형이 모여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들이 쌓여 우주가 되는 구조.
그리고 그 우주에 숫자를 부여했다. Zone의 총 개수는 8,192개. 하나의 State 안에는 Live Zone과 Dead Zone을 포함해 512개의 삼각형 공간이 존재하고, State의 총 개수는 16개. 우주는 무한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수치 안에 존재한다. 그 한정성이 공간의 고유성을 만들고, 유저와 커뮤니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무한하지만 리미티드한 우주. 그 안에서 각자의 자리가 생긴다."
그렇게 Outerspace는 빅뱅처럼 다시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