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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Journey — Ep.06: The Sound of Spacebar
사운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제품을 만들면서 사운드는 생각보다 늦게 진지하게 다가왔다. 비주얼과 기능을 먼저 잡고 나서야, 이 우주에 소리가 없다는 게 얼마나 큰 공백인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품에 있어서 사운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같은 화면이라도, 사운드가 더해지는 순간 공간이 살아났다. 유저가 버튼을 누를 때, 우주를 날아다닐 때,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 그 모든 순간에 사운드는 경험을 완성하는 마지막 레이어였다.
사실 처음에는 사운드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작은 팀이었고, 전담 사운드 디자이너도 없었다. 사운드에 시간과 비용을 쏟는 것이 맞는 우선순위인가 — 이 고민이 꽤 오래 이어졌다. 하지만 직접 사운드 없이 제품을 켜놓고 써보면서 답이 나왔다.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데 아무 소리도 없다.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다. 뭔가를 발견해도 조용하다. 시각적으로는 분명히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데,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 공백이 제품을 미완성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그때 확신했다. 사운드는 선택이 아니었다.
다음 질문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크게 세 가지 방향을 놓고 검토했다.

첫 번째는 전문 레코드사에 외주 의뢰하는 방법이었다. 제품의 세계관과 방향을 전달하고, 그에 맞는 오리지널 사운드를 제작해달라는 방식. 결과물의 퀄리티는 가장 높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상당했다. 작은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두 번째는 전문 사운드 디자이너와 1:1 익스클루시브 계약을 맺는 방법이었다. 우리 제품만을 위한 오리지널 사운드를 만들어줄 한 명의 아티스트와 깊게 협업하는 방식. 이 방향도 매력적이었다. 제품에 완전히 맞춤화된 사운드를 가질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좋은 사운드 디자이너를 찾고, 제품의 방향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을 요구했다. 제품 개발의 속도와 맞지 않았다.
세 번째가 상업용 음원 라이브러리를 직접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처음엔 이 방향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음원을 우리도 쓴다는 것이 과연 Spacebar만의 개성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Artlist, Epidemic Sound, Soundstripe 같은 플랫폼들에는 전문 아티스트들이 만든 수만 가지의 고품질 트랙이 있었고, 단순히 파일을 다운받아 쓰는 수준을 넘어 개별 악기 트랙(Stem)을 분리하거나 오디오 툴을 통해 편집하고 재조합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다시 말해, 라이브러리는 재료였다. 그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우리 몫이었다.
음악 매니아로서, 직접 해보기로 했다. 완성된 음원을 그대로 갖다 쓰는걸 넘어서, 재료를 찾아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듬고 편집해서 Spacebar에 맞는 사운드로 만드는 것. 그게 현실적이면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사운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준비되기 시작했다. 사운드 이펙트(효과음) 와 배경 사운드(BGM). 처음엔 게임 플레이 구간에만 사운드를 넣을까 고민했지만,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그걸로는 부족했다. 제품 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 로딩 화면, 온보딩, 우주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까지 — 사운드가 없는 공간은 어딘가 미완성된 느낌을 줬다. 그렇게 조금씩 범위를 넓혀, 결국 제품 전반에 걸쳐 사운드를 입히기 시작했다.
"사운드는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다. 없으면 바로 느껴진다."
악기와 리듬, 우주의 소리를 찾아서

Spacebar는 소셜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유저 경험의 전반은 종이비행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스페이스십을 타고 우주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는 게이미파이된 경험이다. 그 경험에 맞는 사운드는 단순히 멋진 음악이 아니었다. 공간마다 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 Spacebar만의 톤을 유지해야 했다.
방향은 하나였다. 심플하고 신비롭지만, 친근한 사운드. 너무 웅장하거나 무겁지 않게. 우주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 균형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나 영화의 사운드는 대부분 묵직하고 드라마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pacebar는 그런 압도적인 느낌보다, 유저가 편안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배경음악이 너무 강하면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우리가 원했던 건 사운드가 공간을 채우되, 유저의 경험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었다.
BGM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긴 여정이었다. 음원 자체를 처음부터 만드는 건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었기에, 먼저 라이브러리에서 짧은 반복 구간(Loop) 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리듬을 찾는 일부터 시작했다. 수백 개의 비슷비슷한 리듬과 박자들을 다운로드하고 들어봤다. 대부분은 첫 5초 안에 탈락했다. 너무 상업적이거나, 너무 평범하거나, 우주라는 공간과 어울리지 않거나.
겨우 두세 가지 후보로 좁히고 나면, 그다음은 편집의 영역이었다. 짧지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루프 구간을 찾아내고, 박자와 속도를 조정하고, 몇 가지 보충 사운드를 레이어로 얹었다. 오디오 툴 안에서 수십 번의 테스트를 반복했다. 어느 지점에서 루프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어떤 악기 조합이 우주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가볍고 친근하게 들리는지를 귀로 직접 확인하며 만들어갔다. 신스 계열의 톤이 기본이 됐고, 거기에 부드러운 퍼커션과 앰비언트 레이어를 더해 공간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운드 이펙트는 또 다른 전쟁이었다.

세상에 유료 효과음 파일은 넘쳐났다. 클릭 사운드 하나만 검색해도 수천 개의 파일이 쏟아졌다. 문제는 대부분 어디선가 들어본 소리라는 것이었다. 흔한 클릭 사운드는 유저가 무의식 중에 이미 다른 제품에서 들은 것들이다. 그걸 그대로 쓰면 Spacebar만의 개성이 없어진다.
마우스 클릭 사운드를 예로 들면 — 이게 얼마나 섬세한 작업인지 잘 보여준다. 클릭 사운드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변수가 있다. 너무 높은 피치는 날카롭고 신경을 건드린다. 너무 낮으면 둔탁하고 반응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너무 짧으면 존재감이 없고, 너무 길면 거슬린다. 클릭할 때 나는 '탁'하는 어택감의 강도, 그 이후에 이어지는 잔향의 길이, 전체적인 톤의 온기 — 이 모든 것이 유저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의 느낌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원했던 클릭 사운드는 가볍지만 존재감이 있는 것이었다. 유저가 버튼을 눌렀을 때 '아, 눌렸구나'라는 확실한 피드백을 주되, 그 소리가 너무 튀어서 주의를 끌어서는 안 됐다. 사운드가 UI의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그 선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파일을 가져와 피치를 높이고 낮추고, 잔향을 조정하고, 두 개의 사운드를 레이어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같은 버튼이라도 일반 클릭과 중요한 액션의 클릭은 다른 느낌을 줘야 했다. 그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운드 이펙트 작업의 핵심이었다.
폭발 사운드도 마찬가지였다. Capsule을 부수는 소리, Mine과 상호작용하는 소리, 각각의 크기와 상황에 따라 대/중/소 세 가지 버전을 만들었다. 같은 폭발이라도 작은 Capsule과 큰 오브젝트의 느낌은 달라야 했다. 수많은 테스트 끝에, Spacebar만의 폭발 사운드 패밀리가 완성됐다.
"사운드는 보이지 않지만, 없으면 바로 느껴진다."
라이센스와 카피라이트 — 알아야 할 것들

음원 라이브러리에서 음원을 받아 제품에 사용할 때, 라이센스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제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부분은 많은 개발자들이 간과하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영역이기도 하다.
음원 라이센스의 기본 구조
전통적인 음악 저작권은 두 가지 권리로 나뉜다. 싱크 라이센스(Sync License) — 음악을 영상이나 제품에 동기화하여 사용할 권리, 그리고 마스터 라이센스(Master License) — 실제 녹음된 음원을 사용할 권리. 일반적으로 이 두 가지를 각각 따로 협상해야 하지만, Artlist, Epidemic Sound 같은 현대적인 음원 플랫폼들은 이 두 권리를 하나의 라이센스로 통합해 제공한다.
주요 음원 플랫폼과 라이센스 비교
Artlist — 연간 구독 기준 약 $199부터 시작. 구독 기간 동안 무제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유니버설 라이센스로 유튜브, 소셜 미디어, 광고, 상업적 제품 등 대부분의 용도를 커버한다. 구독이 끝나도 구독 기간 중 사용한 콘텐츠는 계속 사용 가능하다. 22,000곡 이상의 라이브러리와 72,000개 이상의 효과음을 보유하고 있다.
Epidemic Sound — 월 $9.99(개인)부터 시작. 50,000개 이상의 트랙을 보유한 대형 라이브러리. 유튜브 Content ID 시스템과 강력하게 통합되어 소셜 플랫폼 크리에이터에게 특히 유리하다. 모든 트랙에 스템(개별 악기 트랙) 파일을 제공해 편집 유연성이 높다. 비즈니스 플랜은 상업적 제품 사용을 커버하며, 구독 중단 시 새로운 프로젝트에는 사용할 수 없다.
Soundstripe — 구독 모델로 다운로드할 때마다 영구 라이센스가 부여된다. 구독을 취소해도 이미 다운로드한 트랙은 계속 사용 가능하다. 상업적 사용에 대한 인뎀니피케이션(법적 보호)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미 수상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고품질 트랙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라이브러리가 80% 성장했다.
AudioJungle — 트랙당 개별 구매 방식. 가격은 트랙마다 다르며, 사용 목적에 따라 라이센스 등급이 나뉜다. 50만 개 이상의 방대한 트랙을 보유하고 있지만 품질 편차가 크다. 게임이나 앱에 상업적으로 사용할 경우 반드시 해당 용도의 라이센스 등급을 확인해야 한다.
Splice — 월 구독 기반으로 수백만 개의 샘플, 루프, 원샷, 프리셋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른 BGM 중심 플랫폼들과 달리 Splice는 음악 제작자를 위한 재료 라이브러리에 가깝다. 유료 구독자가 다운로드한 사운드는 비상업적, 상업적 용도 모두에 사용 가능하며, 비디오 게임,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작업물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게임/앱 개발자에게 유용한 점은 다운로드한 사운드에 대한 라이센스가 영구적(Perpetual)이고 비독점적(Non-exclusive)이라는 것이다. 구독을 취소하더라도 구독 기간 중 다운로드한 사운드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샘플을 독립 파일로 재배포하거나 다른 샘플 팩에 포함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반드시 음악 작품 안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게임/앱 개발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것들

"로열티 프리(Royalty-Free)"라는 표현이 "법적 위험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음원 라이브러리는 상업적 게임이나 대규모 배포를 커버하지 않는 제한된 라이센스를 제공한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사용 범위 —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용 라이센스가 상업적 게임이나 앱 내 사용을 자동으로 커버하지 않는다. 게임 트레일러, 속편, 스핀오프에 재사용할 수 있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라이브 스트리밍 중 게임 플레이 영상에 해당 음원이 노출될 때도 별도의 권리가 필요할 수 있다.
구독 취소 후 권리 — 플랫폼마다 다르다. 일부는 구독 취소 후 기존에 사용한 음원을 계속 쓸 수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 장기 운영 제품이라면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게임 사운드트랙 별도 배포 — 게임 내 음원 라이센스가 사운드트랙 앨범의 별도 스트리밍 배포(Spotify, Apple Music 등)를 자동으로 커버하지 않는다. 이는 별도 계약이 필요할 수 있다.
편집 및 튜닝의 범위 — 기존 음원을 편집하고 튜닝할 경우, 해당 플랫폼의 파생물(Derivative Work) 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편집을 허용하지만, 일부는 원본 트랙의 구조를 크게 바꾸는 것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2024-2026 글로벌 트렌드

음원 라이센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음악 라이센싱 수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게임과 앱 시장의 성장과 함께 라이센스 규정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인도, 브라질,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 시장에서의 배포를 고려한다면 지역별 저작권법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AI 생성 음악의 등장도 새로운 변수다. 2025년 AI 생성 사운드트랙의 저작권과 로열티 규정은 2026년 현재 여전히 진화 중이며, 각국 규제 기관과 업계가 기준을 세워가는 단계다. AI로 만든 음원을 상업적 제품에 사용할 경우, 현재로선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가장 안전한 접근은 하나다. 사용 전에 라이센스 조건을 꼼꼼히 읽고, 상업적 제품에 사용할 경우 해당 플랫폼의 비즈니스 플랜 또는 상업용 라이센스를 별도로 확인하는 것. 사운드는 제품의 인상을 만들지만, 잘못된 라이센스는 제품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이 부분을 처음부터 제대로 잡아두는 것이 나중의 큰 리스크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